뾰족하게 살아요!
바그너그룹 사태를 통해서 본 용병 산업 본문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5만 명을 투입해 싸우고 있는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이 남부 로스토프나노도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 중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이들은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하였습니다.
- 러시아는 바그너그룹의 대표인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고 모스크바 등지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하였습니다.
- 푸틴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고니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간)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러시인의 피를 흘리기 원하지 않는다'며 유혈 사태를 피하고자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에서도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사건은 기각될 것이며 바그너 부대는 반란과 관련해서 처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돌발 변수로 작용할 뻔했던 금번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는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푸틴의 명성에 흠집을 남긴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용병산업
· 과거 군대를 보유하는것은 국가의 독점적 권한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무력 분쟁에 민간 군사 업체에 고용된 '회사원 전사'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전통적인 군대의 개념은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 미국은 전 세계 다양한 민간 군사 업체와 계약을 맺고 전투는 물론이고 급식·수송·의료 등 후방 지원 서비스를 맡기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핵심 전투 요원으로 용병을 고용해 전방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용병 업체들은 병력을 훈련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작전을 짤 때 자문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 용병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냉전 종식으로 미국과 소련이 군비 축소에 나서자 군인 출신 실업자들이 대거 양산되었고 각종 재래식 무기가 남아돌았습니다. 이처럼 용병산업에 군인과 무기가 밀려 들어오고 아프리카나 남미 등에서 소규모 전쟁이 빈번히 발생하자 민간 군사 기업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냉전을 계기로 일감을 늘린 용병 산업은 2000년대 들어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이 터지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자국 군인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용병을 대거 고용하였고 이라크전에 투입된 용병과 미군의 비율은 1.25대 1에서 3:1까지 확대됩니다.
· 전 세계적으로 무력 충돌 수가 증가함에 따라 '용병비즈니스'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럽 마케팅 여론조사협의회에 따르면 전 세계 민간 군사·보안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2581억 달러(약 345조 원)에 달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30년이면 시장 규모가 4468억 달러(약 59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이하 러·우) 전쟁이 용병 산업이 팽창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고 있습니다.
바그너 그룹
·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4년에 세웠습니다.
·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때 작전을 수행했고, 시리아 내전에도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도우려 참전하는 등 러·우 전쟁 전부터 ‘분쟁을 이용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성장하였습니다.
· 바그너그룹은 용병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를 맞으면 전직 스페츠나츠 대원이나 러시아 공수부대 예비역들을 고용합니다. 최근 러·우 전쟁에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러시아 죄수들을 용병으로 받아들였고, 이 가운데 5000여 명이 참전 계약 만료 후 사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개입해 바그너그룹 병력을 늘려준 것이죠. 미국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정규군 대신 바그너그룹에 더 의존한다”라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측에 투입된 용병은 꾸준히 늘어 지금까지 5만 명이 넘는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이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치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아카데미아(구 블랙워터)
· 이라크전쟁에서 사세를 키운 대표적인 업체가 미국의 '블랙워터'입니다.
· 이 회사는 1997년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출신들이 설립했는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경호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덩치를 키웠습니다. 블랙워터가 이라크에 보낸 소속 용병은 한때 2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07년 이라크에서 민간인 14명을 살해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들끓자 회사 이름을 ‘지(Xe) 서비스’로 바꿨고, 2011년에는 ‘아카데미’로 다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 외교 차량을 경호하며 이동하던 중 흰색 차량이 빠르게 다가오자 자살 폭탄 테러로 판단해 무력 대응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라크 민간인 14명이 숨졌는데 이 사건의 주범 4명은 이라크가 아닌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2021년 사면되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아 용병에 대한 처벌 관련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네팔 구르카족 용병
· 구르카는 영국군에 소속되어 활동하던 외인부대 가운데 네팔과 인도 북부 출신의 군인들을 가리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의 경호를 맡으면서 우리에게 알려졌습니다.
· 1816년 영국군은 네팔을 침공했지만 단검 하나로 저항한 구르카족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이후 영국은 구르카족 전사들을 높게 평가해 이들을 용병으로 고용했고 200년 이상 용병 조직이 유지되면서 쌓은 명성과 노하우를 싱가포르 정부가 높게 평가하여 최고 수준의 경호 인력이 필요한 현장에 구르카 용병이 투입되었던 것입니다.
용병 투입하는 이유
· 용병을 고용하려면 막대한 인건비와 군수물자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벌이던 2015년 한 해 동안 용병을 이용하려고 2740억 달러(약 366조 원)를 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용병을 고용하는 이유는 정규군 동원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전투 중에 군인이 희생되면 정부가 비난을 받는데 용병 업체를 이용하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오랫동안 회원국들에서 정규군을 파병받아 분쟁 지역에 평화 유지군을 주둔시켜 온 유엔은 각국이 점점 파병을 꺼리자 민간 군사 기업을 통해 병력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두 차례 민간 군사 계약 규모를 공개했는데, 2012년~2013년 자료를 보면 아프리카·중동 지역에 용병 약 5000명을 파견했고, 이를 위해 총 3093만 달러(약 410억 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